“반인권적 군부 협조 하에 진행된 사업”… 국내외 시민사회,
SK텔레콤에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 투자 중단 촉구
-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다른 한국 기업은 투자 종료…SK그룹 12개 계열사만 잔류
- SK그룹, 배출권 64만8,783톤 확보…시민사회 “감축효과 7.2배 부풀려진 것으로 분석”
- 시민사회 “사업 현지 파트너는 군부 산하 기관…주민 공격하는 세력 통해 주민을 ‘수혜자’로 내세워”
국내외 시민사회가 SK텔레콤에 반인권적 군부 협조 하에 진행된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책임 있는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10일 미얀마정책연구소(Myanmar Policy Institute), 노비즈니스위드제노사이드(No Business With Genocide), 플랜1.5 등 28개 국내외 시민사회단체들은 해당 사업의 인권 침해 위험과 온실가스 감축효과 부풀리기 문제를 지적하며 (1) 투자 중단, (2) 해당 사업 배출권 사용 금지, (3) 국제감축 사업 검증 내부 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서한을 발표하고,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에게 전달했다.
SK텔레콤 등 SK그룹의 12개 계열사는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이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2월 파리협정 배출권 메커니즘(PACM) 체제에서 전 세계 최초로 배출권 발급을 승인받았다. 사업을 주관한 기후변화센터에 따르면, SK그룹이 획득한 배출권은 64만 8,783톤에 이른다. 한국전력 등 이 사업에 투자했던 다른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사업 투자를 종료해, 현재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은 SK그룹 12개 계열사가 유일하다.
단체들은 이 사업이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군부의 지휘·통제 하에 있는 건조지역녹화국(Dry Zone Greening Department, DZGD)을 현지 이행 파트너로 삼아 지속돼 왔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미얀마 현지 시민사회단체 ‘미얀마의 정의(Justice For Myanmar)’는 “국제 탄소시장 메커니즘과 연계된 프로젝트에서 DZGD와 협력하는 것은 군사 정권에 행정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들의 국제법상 범죄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배출권 발급 대상 기간(2021년 1월~2022년 5월) 동안 사업이 진행된 사가잉(Sagaing), 마그웨이(Magway) 등 지역은 군부의 민간인 대상 공격이 가장 심한 지역이라는 것을 짚으며, 주민을 공격하는 세력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며 주민을 ‘쿡스토브 보급 수혜자’로 내세우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자오 투셍(Zaw Tuseng) 미얀마정책연구소 대표는 “사가잉과 마그웨이 지역 주민들은 공습과 강제이주, 마을 파괴, 심각한 이동 제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신뢰할 만한 모니터링과 실질적인 협의, 지역사회의 사전 인지 동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SK텔레콤은 이런 상황에서 만들어진 탄소 배출권으로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 (투자 지속을 통한) 사업과의 연계를 끝내야 한다”며 “SK텔레콤은 관련 사실을 공개하고, 해당 배출권 사용을 중단하며, 피해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독립적이고 분쟁 민감성을 갖춘 검증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PACM 배출권 발급을 신청한 사업 수행 기간 동안 제대로 된 현장 실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 모니터링 보고서는 ‘분쟁에 따른 열악한 현지 상황’을 이유로 현장 실사가 아닌 온라인 인터뷰에 기반해 작성됐으며, 사업의 핵심 수혜자로 ‘여성’을 내세운 것과 달리 여성과의 인터뷰는 극소수에 그쳤다.
단체들은 온실가스 감축효과 부풀리기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유럽 씽크탱크 카본마켓워치(CMW)의 분석에 따르면, 이 사업은 실제 감축량보다 약 7.2배 많은 PACM 배출권 발급을 승인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단체들은 SK그룹이 확보한 배출권 대부분은 실제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 역시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의 실제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은 ‘2024 SK텔레콤 택소노미 보고서’에서 “미얀마에서 사용되는 쿡스토브의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확인하는 것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택소노미 ‘비적합’ 사업으로 분류한 바 있다. 감축효과를 검증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실제 감축효과가 담보되지 않는 배출권으로 배출권거래제 규제를 이행한다면 제도의 환경건전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불량 배출권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에 쓰이도록 시장에 내놓을 경우, 파리협정 1.5도 목표는 그만큼 더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SK텔레콤이 더 늦기 전에 투자를 중단하고, 국제감축 사업 평가 및 검증 내부 체계를 마련한다면 이 같은 일을 방지하고 ESG 경영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리 머니언(Oli Munnion) 글로벌산림연합 코디네이터는 “파리협정의 새로운 탄소시장(PACM) 제도에서 배출권 발급 승인을 받은 첫 번째 프로젝트가 인권 침해와 과다계상 문제로 이처럼 명백한 논란에 휩싸였다면, 배출권 발급을 앞두고 있는 수천 개의 다른 프로젝트들에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라며 “’높은 무결성’이라는 주장이 조금이라도 의미를 가지려면, 이 프로젝트의 주요 배후 세력인 재정적 후원자 SK그룹과 궁극적인 감독 책임을 지는 파리 협정 크레딧 메커니즘 감독기구는 이러한 부실 배출권이 실제적이고 유해한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 절대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단체들은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에게 오는 8월 24일까지 공개서한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했다.
28개 공동서한 연명 단체 및 연대체
60+기후행동 ·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 · 녹색연합 · 녹색전환연구소 · 멸종반란한국 ·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 실천불교승가회 · 여성환경연대 · 환경운동연합 · 플랜1.5 · Adjunct Senior Research Fellow Griffith University · Biofuelwatch · Blue Dalian · Campaign for a New Myanmar · Carbon Market Watch · Climate Communications Coalition · Colectivo VientoSur · Earth Ethics, Inc. · Federation of Community Forest Users, Nepal (FECOFUN) · Global Forest Coalition · Global Justice Ecology Project · Indigenous Environmental Network · International Campaign for the Rohingya · LinkAR Borneo · Myanmar Policy Institute · No Business With Genocide · Rainforest Action Network · Red Dominicana de Estudios y Empoderamiento Afrodescendiente(RedAfros)
<끝>
[첨부] 국문 / 영문 공동서한문
“반인권적 군부 협조 하에 진행된 사업”… 국내외 시민사회,
SK텔레콤에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 투자 중단 촉구
국내외 시민사회가 SK텔레콤에 반인권적 군부 협조 하에 진행된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책임 있는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10일 미얀마정책연구소(Myanmar Policy Institute), 노비즈니스위드제노사이드(No Business With Genocide), 플랜1.5 등 28개 국내외 시민사회단체들은 해당 사업의 인권 침해 위험과 온실가스 감축효과 부풀리기 문제를 지적하며 (1) 투자 중단, (2) 해당 사업 배출권 사용 금지, (3) 국제감축 사업 검증 내부 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서한을 발표하고,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에게 전달했다.
SK텔레콤 등 SK그룹의 12개 계열사는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이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2월 파리협정 배출권 메커니즘(PACM) 체제에서 전 세계 최초로 배출권 발급을 승인받았다. 사업을 주관한 기후변화센터에 따르면, SK그룹이 획득한 배출권은 64만 8,783톤에 이른다. 한국전력 등 이 사업에 투자했던 다른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사업 투자를 종료해, 현재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은 SK그룹 12개 계열사가 유일하다.
단체들은 이 사업이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군부의 지휘·통제 하에 있는 건조지역녹화국(Dry Zone Greening Department, DZGD)을 현지 이행 파트너로 삼아 지속돼 왔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미얀마 현지 시민사회단체 ‘미얀마의 정의(Justice For Myanmar)’는 “국제 탄소시장 메커니즘과 연계된 프로젝트에서 DZGD와 협력하는 것은 군사 정권에 행정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들의 국제법상 범죄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배출권 발급 대상 기간(2021년 1월~2022년 5월) 동안 사업이 진행된 사가잉(Sagaing), 마그웨이(Magway) 등 지역은 군부의 민간인 대상 공격이 가장 심한 지역이라는 것을 짚으며, 주민을 공격하는 세력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며 주민을 ‘쿡스토브 보급 수혜자’로 내세우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자오 투셍(Zaw Tuseng) 미얀마정책연구소 대표는 “사가잉과 마그웨이 지역 주민들은 공습과 강제이주, 마을 파괴, 심각한 이동 제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신뢰할 만한 모니터링과 실질적인 협의, 지역사회의 사전 인지 동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SK텔레콤은 이런 상황에서 만들어진 탄소 배출권으로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 (투자 지속을 통한) 사업과의 연계를 끝내야 한다”며 “SK텔레콤은 관련 사실을 공개하고, 해당 배출권 사용을 중단하며, 피해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독립적이고 분쟁 민감성을 갖춘 검증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PACM 배출권 발급을 신청한 사업 수행 기간 동안 제대로 된 현장 실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 모니터링 보고서는 ‘분쟁에 따른 열악한 현지 상황’을 이유로 현장 실사가 아닌 온라인 인터뷰에 기반해 작성됐으며, 사업의 핵심 수혜자로 ‘여성’을 내세운 것과 달리 여성과의 인터뷰는 극소수에 그쳤다.
단체들은 온실가스 감축효과 부풀리기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유럽 씽크탱크 카본마켓워치(CMW)의 분석에 따르면, 이 사업은 실제 감축량보다 약 7.2배 많은 PACM 배출권 발급을 승인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단체들은 SK그룹이 확보한 배출권 대부분은 실제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 역시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의 실제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은 ‘2024 SK텔레콤 택소노미 보고서’에서 “미얀마에서 사용되는 쿡스토브의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확인하는 것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택소노미 ‘비적합’ 사업으로 분류한 바 있다. 감축효과를 검증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실제 감축효과가 담보되지 않는 배출권으로 배출권거래제 규제를 이행한다면 제도의 환경건전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불량 배출권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에 쓰이도록 시장에 내놓을 경우, 파리협정 1.5도 목표는 그만큼 더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SK텔레콤이 더 늦기 전에 투자를 중단하고, 국제감축 사업 평가 및 검증 내부 체계를 마련한다면 이 같은 일을 방지하고 ESG 경영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리 머니언(Oli Munnion) 글로벌산림연합 코디네이터는 “파리협정의 새로운 탄소시장(PACM) 제도에서 배출권 발급 승인을 받은 첫 번째 프로젝트가 인권 침해와 과다계상 문제로 이처럼 명백한 논란에 휩싸였다면, 배출권 발급을 앞두고 있는 수천 개의 다른 프로젝트들에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라며 “’높은 무결성’이라는 주장이 조금이라도 의미를 가지려면, 이 프로젝트의 주요 배후 세력인 재정적 후원자 SK그룹과 궁극적인 감독 책임을 지는 파리 협정 크레딧 메커니즘 감독기구는 이러한 부실 배출권이 실제적이고 유해한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 절대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단체들은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에게 오는 8월 24일까지 공개서한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했다.
28개 공동서한 연명 단체 및 연대체
60+기후행동 ·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 · 녹색연합 · 녹색전환연구소 · 멸종반란한국 ·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 실천불교승가회 · 여성환경연대 · 환경운동연합 · 플랜1.5 · Adjunct Senior Research Fellow Griffith University · Biofuelwatch · Blue Dalian · Campaign for a New Myanmar · Carbon Market Watch · Climate Communications Coalition · Colectivo VientoSur · Earth Ethics, Inc. · Federation of Community Forest Users, Nepal (FECOFUN) · Global Forest Coalition · Global Justice Ecology Project · Indigenous Environmental Network · International Campaign for the Rohingya · LinkAR Borneo · Myanmar Policy Institute · No Business With Genocide · Rainforest Action Network · Red Dominicana de Estudios y Empoderamiento Afrodescendiente(RedAfros)
<끝>
[첨부] 국문 / 영문 공동서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