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탈탄소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1.5℃ 목표 달성 위한 헌법적∙국제법적 책임 회피한 이재명 정부 2035 NDC

정부는 2025년 11월 10일 탄녹위 의결과 11일 국무회의 의결을 통하여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를 2018년 순배출량 대비 53~61%로 확정하였다. 작년 8월 헌법재판소 기후소송 결정에 따라 국회는 내년 2월까지 2031~2049년 장기 감축경로를 입법하여야 하고, 2035 NDC는 장기 감축경로의 가장 중요한 일부이다. 현재 국회기후특위에서 발의된 다수의 법률안들은 모두 2035 NDC 하한을 60, 61, 65%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2035 NDC는 이보다 10% 정도로 현저히 낮은 하한을 설정하였다.


정부는 53~61%의 2035 NDC가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 IPCC 권고, 작년 8월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 미래세대 감축부담, 산업계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목표”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53%의 하한이 “배출권거래제 등 규제와 연동된 목표”로서 ‘실질적 목표’이고, 61%의 상한은 “정부지원 대폭 확대, 혁신적 기술개발, 산업체질 개선 등을 전제”로 하는 ‘선언적 목표’에 불과하다. 보기 좋게 열거된 고려사항들 중에서 실질적 목표인 하한을 결정한 것은 유감스럽게도 “산업계 여건”뿐이다.


우리나라의 2035년 산업 부문 감축목표는 24.3%이다. 산업부, 산업계, 보수∙경제지는 이러한 감축목표가 제조업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무시한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선진국인 일본의 산업 부문 감축목표는 40~43%이고, 독일은 60% 수준이다. 유사한 산업 여건을 가진 주요 경쟁국에 비하여 1/2~1/3 수준의 감축목표조차 실행 불가능하다는 산업계의 주장은 합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국회는 장기 감축목표를 개선 입법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1.5℃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글로벌 탈탄소 전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산업 부문의 감축목표를 상향할 여지가 없는지 충분히 비판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국제사법재판소는 국가가 NDC를 수립할 재량은 1.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제한되고, 이를 위반하면 기후위기로부터 피해를 입은 국가에 대해 손해배상과 같은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선형감축경로에 따라 설정된 현행 2030 NDC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정책은 비산유국 중에 꼴찌 수준으로 처참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우려와 같이 “단기적 감축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는 유인”을 또다시 이겨내지 못하고, 과학적 사실과 국제기준에 전혀 근거하지 않은 임의적인 선형감축경로를 기준으로 2035 NDC의 하한을 결정하는 과오를 되풀이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미래세대는 기후위기의 영향에 더 크게 노출될 것임에도 현재의 민주적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제약”되어 있으므로, 2035 NDC를 포함하는 장기 감축경로에 대하여 국회는 더욱 무거운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할 때에는 미래의 환경적 조건에 대한 책임을 고려하는 것이 헌법적으로 요청된다”고 강조하였다. 국회는 미래세대를 포함한 “국민의 대표자”로서 이러한 헌법적 요청과 시대적 사명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