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유엔총회, ICJ 기후변화 권고적 의견 후속 결의 채택 – 국회와 정부는 국제법 의무에 부합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에 즉각 나서야

유엔총회, ICJ 기후변화 권고적 의견 후속 결의 채택 

– 국회와 정부는 국제법 의무에 부합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에 즉각 나서야


오늘 유엔총회는 2025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만장일치로 선고한 ‘기후변화 관련 국가 의무에 관한 권고적 의견’을 환영하고 그 이행을 촉구하는 후속 결의를 141개국 찬성, 8개국 반대, 28개국 기권으로 채택했다. 대한민국은 이번 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고 찬성표를 행사했다. 이번 결의의 채택과 대한민국의 적극적 지지를 환영하며, 국회와 정부가 이를 계기로 국제법 의무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번 결의는 협상 과정에서 일부 조항이 약화됐다. 기후 피해를 기록하고 배상 청구의 근거가 될 국제 피해 등록부 설치 조항이 삭제됐고, 화석연료의 '수치화된 단계적 퇴출'은 '전환 촉구'로 완화됐다. 결의안 철회를 요구한 미국과 주요 화석연료 수출국의 압박이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타협은 향후 후속 이행 과정에서 복원돼야 할 과제로 남는다. 


그러나 결의의 핵심은 살아있다. 결의는 모든 국가가 1.5℃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NDC를 채택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처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엄격한 의무를 질 것을 촉구했다. NDC 설정은 국가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1.5℃라는 "과학에 기초하여 합의된 목표"에 의해 재량 범위가 제한되는 법적 의무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결의는 나아가 이 의무를 위반한 국가에 대해 (1) 위법행위의 중단, (2) 재발 방지 보장, (3) 피해국에 대한 완전한 배상이라는 세 단계의 법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시했다. 


ICJ 권고적 의견은 재판소의 법적 표명으로 출발했지만, 이번 유엔총회 결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인함으로써 그 법적 권위가 한층 강화됐다. 기후위기 대응 의무가 정치적 약속이 아닌 법적 규범임을 유엔의 주된 심의 기관이 확인한 것이며, 이는 각국 법원과 국제 분쟁해결 절차에서 이 규범을 원용하는 데에 강력한 법적 기반을 제공한다. 사무총장이 이행 방안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차기 총회 의제로 후속 조치를 등재하기로 결정함으로써, ICJ 권고적 의견이 제도적 의제로 정착된 것도 중요하다. 


지난 4월 27일, 68개 한국 시민사회 단체는 정부에 공동서한을 전달하며 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와 찬성 표결을 촉구했다. 서한은 헌법재판소가 2024년 기후소송 결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헌법적 책무임을 확인했고, 대한민국 정부가 2023년 유엔 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인권검토에서 NDC를 1.5℃ 목표 및 인권 의무에 부합하도록 설정하라는 권고를 공식 수용했으며, 최근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에서 시민의 압도적 다수가 한국의 NDC가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세계 평균 감축률 이상으로 초기에 더 많은 양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설정되어야 한다는 의사를 확인한 만큼, 정부의 결의안 지지가 국내외에서 이미 확인된 의무를 일관되게 이행하는 것이라는 취지였다. 


오늘 대한민국이 이번 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고 표결에서 찬성표를 행사한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선택이다. 그러나 유엔 총회장에서 국제법 의무를 지지한 정부가 국내에서 그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법률과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다.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 헌법재판소 결정과 ICJ 권고적 의견에 부합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통해 2035년 감축목표를 1.5℃ 목표 달성을 위한 전세계 평균 감축률인 61% 이상으로 설정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장기감축경로를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조기감축경로의 형태로 규정해야 한다. 한국이 전지구적 감축노력에 응분의 기여를 다할 때, 오늘 찬성표는 비로소 의미를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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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권고적 의견 후속 유엔총회 결의 관련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