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금융위의 ESG 공시 로드맵, 정책적 모순” 국회∙민간 기후 싱크탱크, ‘로드맵 수정 및 대안 제시’

“금융위의 ESG 공시 로드맵, 정책적 모순” 국회∙민간 기후 싱크탱크, ‘로드맵 수정 및 대안 제시’


  • ‘기후금융, 전환금융, 밸류업, 스튜어드십 코드, K-GX 등 정책 추진과 배치
  • ‘공시대상 확대, 법정공시 확립, 스코프3의 1년 유예, 인증 로드맵 세지’ 요구
  •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국회ESG포럼 민병덕 공동대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 빅웨이브 6개 단체 공동 기자회견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ESG 의무 공시 로드맵 초안’이 글로벌 흐름과 속도에 뒤처질 뿐만 아니라 K-GX(대한민국 녹색대전환) 등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들과도 배치된다며, 로드맵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 대안이 국회와 기후 및 ESG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특히 최초 공시대상 확장, 스코프3의 유예기간 단축, 법정공시 체제 조기 확립 등에 대한 로드맵 초안 수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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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국회ESG포럼 민병덕 공동대표, 기후 및 ESG 싱크탱크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 그리고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로드맵 초안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합리적 대안도 제시했다.


금융위는 ’28년(FY27)에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거래소 공시로 일정 기간 동안 시행한 후 법정공시인 사업보고서 공시로 전환하고, 기타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3(Scope3)는 3년 유예한 ’31년(FY30)에 의무화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로드맵 초안에 대해 기자회견 참여단체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이라는 특수성에 기반해 기업의 ‘단기적 부담’만을 충실히 반영한 설계된 안”으로, “공시시기·공시대상·공시채널·스코프3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흐름에 한참 뒤처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초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기후경제 시대에 우리 기업의 체질 개선과 산업 전환 촉진을 통한 기후경쟁력 제고,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에 실패해 향후 우리 경제에 심각한 구조적 리스크를 안겨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기업들이 국제적인 ESG금융 시장에서 외면받고,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말이다. 


참여단체들은 특히 로드맵 초안의 방안은 ESG와 관련한 다른 정책들의 발목을 잡는 ‘정책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기후금융 활성화, 전환금융 통한 기업 및 산업 전환 촉진, 밸류업 및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실효성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대한민국 녹색 대전환(K-GX)를 통한 녹색문명국가라는 큰 그림과도 명백히 배치되는 정책이라는 말이다. 이 청책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고 비교가능한 ESG 정보가 빠르게 구축되어야 하는데, 실망스러운 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 공시시기 및 공시대상 : 대안으로 연결자산총액 5조원부터 시작 제안

참여단체는 우선 공시시기와 공시대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연결자산총액 30조원에 해당하는 코스피 상장 기업 수는 58개밖에 되지 않으며, 그나마도 금융기관이 29개를 차지한다. 전환 촉진의 대상이 되는 다수의 기업들과 산업을 포괄하지 못한다.  반면 EU, 영국, 캐나다, 일본, 중국, 호주 등은 우리나라보다 공시시기가 빠르며, 최초 공시대상도 월등히 많다. 특히 공급망 경쟁국일본은 ’27년(FY26)에 약 172개, ’28년(FY27)에는 약 343개로 증가한다. 중국도 공시의무화 최초 시점인 26년(FY25)에 약 458개에 이른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총장은 “문제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30년까지는 계획했던 공시가 완료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리 빨라도 ’33년(FY32)에야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확대된다”며 “ESG 정보의 공백 상태에서 국제적인 ESG 자금은 공시가 투명한 나라의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67%), CDP 응답(62.3%),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목표관리제 포함(174개) 등을 고려하면 연결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약 223개)부터 의무공시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용성이 문제라면 5조 원 이상(약 156개)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5조 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기준선이고 한국 경제의 실질적인 대형 우량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 스코프 3 :  대안으로 면책책임 전제로 한 1년 유예 제안

스코프3는 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평균 75~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배출량이다. 금융위는 측정·산정 등의 어려움을 들어 3년 유예한 ’31년(FY30)부터 의무공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ISSB는 1년 유예를 제시했고, EU는 유예기간이 없다. 캐나다 3년을 제외한 영국, 호주, 일본은 1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180일~1년이다. 중국은 자율공시 유도부터 시작하여 ’30년에는 모든 의무공시 대상 기업에 확대된다. 우리 기업들의 스코프 3 공시역량도 부족하지 않다는 근거도 있다. 스코프 3를 CDP에 보고하는 우리 기업은 ’23년 127개, ’24년 158개, ’25년에는 222개사로 급증했고, 이들 기업은 스코프 3의 15개 카테고리 중 평균 8개 항목을 이미 산정해 보고하고 있다. 


플랜1.5 한수연 정책활동가는 “스코프 3의 3년 유예는 국제기준과의 정합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스코프 3 공시를 ‘처음에는 느슨하게 나중에 강화’가 아니라 처음부터 법적 예측성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스코프 3를 제외하면 기업의 기후영향, 기업의 기후에 의한 재무적 리스크 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어, 글로벌 투자자로 하여금 한국 기업의 ESG 공시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신호만 줄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글로벌처럼 1년 유예하되, 추정치 기반 데이터의 오류에 대해서는 산정의 합리성 확보 노력을 전제로 세이프 하버를 적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융위의 ESG 공시 로드맵, 정책적 모순” 국회∙민간 기후 싱크탱크, ‘로드맵 수정 및 대안 제시’


■ 공시채널: 대안으로 거래소 공시 1년 후 법정공시 전환

참여단체들은 거래소 공시 후 법정공시로의 전환한다는 금융위의 공시채널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거래소 공시는 한국거래소와 상장회가 간 계약관계에 근거한, 구조적으로 ‘약한 공시’로, 우선 정보의 신뢰성이 법정공시보다 떨어진다. 거래소 공시는 법정공시가 가지고 있는 징역 또는 벌금이라는 형사적 처벌이 없을뿐더러, 행정적 처벌, 시장상의 제재, 민사상 책임 등 모든 면에서 느슨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ESG 워싱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재무제표와의 연계성 또한 약하다.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처음부터 법정공시를 요구하고 있고, 일부를 제외한 EU,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들은 법정공시를 채택하고 있다.


녹색전환연구소 정영주 연구원은 “정보의 품질과 신뢰성 제고, ESG 워싱 우려, 산업 전반의 전환 촉진, 투자자들의 신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도입시부터 법정공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가 거래소 공시라는 완충 기간을 도입한다면, 그 기간이 결코 길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구체적으로 “공시대상 별로 완충 기간을 1년 정도로 설정하고 차례로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법정공시의 기반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3자 인증 의무화 통해 ESG정보 신뢰성 높여야

제3자 인증은 공시된 ESG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금융위는 로드맵에 인증에 대한 시간표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도입 초기에는 자율적으로 인증을 받도록 하되, 추후 주요국 동향을 반영하여 단계적 의무화 방안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김민 대표는 “주요국 대부분은 의무 공시시기와 동시, 혹은 1년 이후에 제한적 인증 수준에서 의무화를 시작하여, 합리적 인증 의무화로 가는 단계적 로드맵을 발표했다”며 “심지어 우리나라의 공급망 경쟁국인 중국은 ’26년(회계연도), 일본은 28년(회계연도)부터 제한적 인증 의무화를 시작하는데, 우리나라는 자율인데다가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부재해 글로벌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아울러 인증 시간표 제시를 요구했다. 특히 ’ESG 의무 공시제도가 기업의 탄소중립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청년과 미래세대에게 녹색 일자리와 친환경 투자의 비전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단체들은 “ESG 공시는 단순한 정보공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혁신이며 전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ESG 의무 공시 지연은 기업을 위하는 길이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부식시키는 길, 공급망을 잃게 하고 투자를 이탈하게 만드는 길이다”며 “이번에 제시한 합리적 대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수용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참여단체들은 4월 중 확정될 로드맵이 우리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촉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도록 국회, 청와대 등에 전달하고 캠페인, 관여활동 등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끝. 


[붙임] 기자회견문 (전문)



기자회견문

금융위의 ‘ESG 의무 공시제도 로드맵 초안’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


■ 지난 2월 25일, 금융위원회는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개최하고 ‘ESG 의무 공시제도 로드맵’ 초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28년(FY27)에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거래소 공시로 우선 일정 기간 동안 시행한 후 법정공시인 사업보고서 공시로 전환하겠다는 안입니다. 스코프3(Scope3) 공시는 최초 공시시기인 ’28년에서 3년 유예한 ’31년(FY30)에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우리는 금융위가 ‘ESG 의무 공시제도 로드맵’ 초안을 발표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초안의 로드맵이 그대로 실행될 경우, 향후 우리 경제에 심각한 구조적 리스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우려하며, 초안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선 로드맵 초안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수출 기업’이라는 특수성을 부각하고 기업의 ‘단기적 부담’만을 충실히 반영하여 설계된 안입니다. 기후경제 시대에 우리 기업의 체질 개선과 산업 전환 촉진을 통한 글로벌 기후경쟁력 제고, 자본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은 이 로드맵에서는 도외시되었습니다.

그 결과, 공시시기, 공시대상, 공시채널, 스코프3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흐름과 속도에 한참 뒤처진 로드맵이 도출되었습니다. 맹렬히 추격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나라 스스로 ‘ESG 후진국’으로 만족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우리는 추격자의 삶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선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말이 무색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국제적인 ESG 금융 시장에서 외면 받고,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로드맵 초안은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여타의 정책과도 심각하게 배치됩니다. 기후금융 활성화하겠다면서도, 전환금융을 촉진하겠다면서도, 밸류업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면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면서도, 그리하여 대한민국 녹색전환(K-GX)이라는 야심 찬 정책을 추진하겠다면서도, 정작 이 모든 정책의 토대가 되어야 할 ‘ESG 의무 공시제도 로드맵’은 세계에서 가장 후진적인 안을 내놓았습니다. 이 정책적인 대모순을, 이 엇박자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난감’ 그 자체입니다.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국회ESG포럼 민병덕 의원실, 기후 및 ESG 민간 싱크탱크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 그리고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는,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국제적인 흐름은 물론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타 정책들과도 정합성을 가지고 제대로 설계되어야 대민민국 녹색전환(K-GX)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습니다. 이에 기초하여, 우리는 금융위 로드맵 초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공시시기와 공시대상

(로드맵 초안) 금융위가 제시한 최초 의무 공시시기는 ’28년(FY27), 최초 공시대상은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입니다.

(문제점) 공시시기 ’28년(FY27)은 주요국의 공시시기, 특히 비EU기업의 ’29년(FY28) 공시의무화에 따른 마지노선입니다. 이번 로드맵 초안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공시대상입니다.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초대형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하면,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의 의무화는 ’30년 이후에나 가능합니다. 반면, EU,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영국, 캐나다, 일본, 중국, 대만, 호주,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은 ’30년까지 공시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공시계획을 모두 이행하게 됩니다. ’30조 원이면 우리나라의 최초 공시대상 기업 수는 58개에 불과하고 이 마저도 금융기관이 거의 50%를 차지합니다. 업종의 다양성, 업종 내 비교가능성이 부재합니다. 반면 EU(약 11,700개), 미국 CA(약 5,300개), 영국(1,300개), 일본(약 172개), 중국(458개), 호주(약 700개), 대만(약 120~130개) 등의 공시대상 기업 수는 월등히 많습니다. 심지어 이들 나라는 우리보다 최초 공시시기도 빠릅니다. 이번 로드맵은 5년 전, 금융위가 스스로 발표한 ‘자산총액 2조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25년 의무화, ’30년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확대‘와 비교해 설명 불가능한 후퇴입니다. 결국, 우리 기업 상당수가 신뢰할만한 ESG 정보의 장기간 공백 상태에 있어 글로벌 ESG 투자자들의 자본 이탈, 글로벌 고객사의 공급망 제외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대안 제언) 우리는 여전히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약 223개)부터 최초 의무공시를 시작하기를 요구합니다. 우리 산업과 기업들 전반을 그나마 포괄해 기후경쟁력을 전반적으로 제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산총액 2조 원에 속한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 67% 발간, 기후공시와 다름없는 CDP에 62.3% 응답,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목표관리제에 의해 정부에 스코프1과 2 배출량을 의무 보고하는 기업 수 174개 등은 기후공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기업 수용성이 우려된다면, 우리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부터 최초 적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기업 수는 약 156개로 파악됩니다. 자산 5조 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기준선이고 한국 경제의 실질적인 대형 우량주에 해당합니다. 공급망 경쟁국인 일본이 27년(FY26)에 시총 3조 엔부터 시작되고 기업 수는 약 172개사 정도임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 공시채널

(로드맵 초안) 금융위는 거래소 공시로 일정 기간 운영 후 법정공시로 전환 검토하되, 전환시기는 의견을 수렴해 확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문제점) 우리는 거래소 공시가 기업들의 법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완충 방안이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거래소 공시는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 간 계약관계에 근거한, 구조적으로 ‘약한 공시’입니다. 행정적 처벌뿐만 아니라 시장상의 제재, 민사상 책임 등 모든 면에서 약합니다. 허위가 재시 법정공시가 가지고 있는 징역 또는 벌금이라는 형사적 처벌이 없습니다. 허위공시로 투자자가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자 할 때 거래소 공시는 입증책임을 투자자에게 전가합니다. 거래소 공시 위반시 대표적인 행정적 처벌 및 시장 제재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벌점 10점 이상을 부과 받은 기업에 한하여 1일간 매매거래정지에 그칩니다. ‘ESG 워싱’ 우려가 법정공시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와의 연계성 또한 약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거래소 공시는 국제적인 정합성, 정보의 품질과 신뢰성 측면에서 지속적인 의문과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를 필두로 한 이해관계자들이 법정공시를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럽연합, 미국 캘리포니아주,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은 모두 법정공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대안 제언) 우리들은 금융위가 처음부터 법정공시로 시작하기를 요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거래소 공시라는 완충 기간을 도입한다면, 그 기간이 결코 길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들은 완충 기간을 공시대상별로 1년 정도로 설정하고 차례로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기를 제안합니다. 동시에 올해 상반기 안에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법정공시의 기반을 명확히 마련하기를 요구합니다. 기업의 법적 부담은 측정이 힘들고 추정치가 많은 공시 항목에 대해 도입 초기에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라는 면책조항을 통해 덜어줄 수 있습니다.


3. 스코프3 유예

(로드맵 초안) 금융위는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산출 인프라 등을 구축하여 원칙적으로 ’31년부터 공시를 시작하는 안을 제시하였습니다. ’28년(FY27)로부터 3년 유예하는 안입니다.

(문제점) 스코프3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5~80%를 차지합니다. 때문에 스코프3를 제외하면 기업의 기후 영향, 기업의 재무적 리스크 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스코프3 감축 없이는 기후위기 대응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스코프3의 정확한 측정과 산정은 분명히 난제입니다. 그럼에도 캐나다 3년을 제외한 주요국들은 스코프3 공시에 긴 유예기간을 주지 않습니다. ISSB는 1년 유예를 제시했고, EU는 유예기간이 없습니다. 영국, 호주, 일본, 중국은 1년입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스코프3를 ‘처음에는 느슨하게 나중에 강화’가 아니라 처음부터 법적 예측성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나라들이 스코프3 공시를 ’30년 안에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31년 스코프3 최초 공시는 후진적입니다. 3년 유예는 오히려 스코프3 산정을 위한 기업의 자원 투자를 늦추어도 된다는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만 높입니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 기업의 공시 정보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신호만 줄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안 제언) 스코프3의 3년 유예는 국제기준과의 정합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스코프3를 1년 유예하되, 추정치 기반의 데이터 오류에 대해서는 산정의 합리성 확보 노력을 전제로 세이프하버(Safe Harbor)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CDP에 스코프3를 보고하는 우리 기업은 ’23년 127개에서 ’25년에는 222개사로 급증했고, 이들 기업은 스코프3 전체 15개 카테고리 중 평균 8개 항목을 이미 산정해 보고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적, 행정적, 금융적 지원을 한다면 우리 기업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4. 제3자 인증

(로드맵 초안) 금융위는 공시 내용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제3자 인증 의무화가 필요하나, 도입 초기에는 자율적으로 인증을 받도록 하되, 추후 주요국 동향을 반영하여 단계적 의무화 방안 등을 도입하다는 계획입니다.

(문제점) 주요국 대부분은 공시시기와 동시, 혹은 1년 이후에 제한적 인증 수준으로 제3자 인증 의무화를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합리적 인증 의무로 로드맵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인증 로드맵 자체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대안 제언) 가급적 글로벌 흐름처럼 의무공시 1년 이후에 제한적 검증으로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합리적 검증 수준을 밟는 제3자 인증에 대한 시간표를 제시하기를 요구합니다.

기후경제, 지속가능한 경제 시대에 ESG는 ‘생존’을 위한 키워드입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안티 ESG 정책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의 ESG 숨 고르기에도 불구하고, ESG는 이미 ‘기후’와 ‘탄소’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룰(rule)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ESG 공시는 단순한 정보공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혁신이며 전환입니다. 산업부와 금융위는 제조업 기반의 수출 중심 산업이라는 특수성을 들어 공시를 지연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렇게 때문에 더 빠른 ESG 의무 공시를 통해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시지연은 기업을 위하는 길이 아니라 그들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부식시키는 길입니다. 공급망을 잃고 투자를 이탈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금융위의 ESG 의무 공시제도 로드맵 초안은 대폭 수정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대안을 적극 검토하고 수용해 주기를 요구합니다.


2026년 3월 26일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국회ESG포럼 민병덕 공동대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 빅웨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