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출권 구매비용 5조원” 산업계 주장, 비현실적 가정이 만든 과장에 불과
- 철강협회 ‘영업이익 3만원에 배출권 구매비용 6만원’, 100% 무상할당 받아온 현실은 무시
- 전기차 캐즘 소강… 현대차 무탄소 친환경 차량 판매 대폭 증가
지난 11일 확정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와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을 두고 산업계 반발이 거세다. 2035 NDC가 실제 감축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설정돼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며, 제4차 계획기간 할당계획으로 인해 2030년까지 막대한 배출권 구매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수송부문 목표가 국내 전기차 시장 여건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임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계 주장들을 따져보니,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초해 사실과 달리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권 구매비용 5조원” 산업계 주장, 비현실적 가정이 만든 과장에 불과
산업계가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 동안 업계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배출권 구매비용이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산업계는 지난 5일, 철강·화학·시멘트·석유화학 등 4개 업종 18개사를 대상으로 추가 배출권 수요를 조사한 결과 내년부터 2030년까지 예상되는 배출권 초과 수요가 약 1억톤에 달하며, 톤당 5만 원의 배출권 가격을 가정할 때 약 5조원의 부담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산업계는 “다수 사업장이 배출권 구매비용 급증에 직면할 것"이라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표] 4차 계획기간 주요 업종의 배출권 예상 추가 수요 조사(산업계)

하지만 산업계가 “천문학적 비용”이라고 주장한 5조원 산출에 사용된 배출권 '예상 추가 수요량'과 ‘가격’ 모두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반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산업계는 제4차 계획기간(‘26~’30년) 동안 배출권 1억톤의 추가 수요가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2030 NDC에 따라 해당 기간 산업 부문에서 줄어야 할 배출량, 즉 누적 감축량은 약 5,100만톤에 불과하다. 산업계가 실제 감축을 전혀 하지 않고 감축 책임을 전량 배출권 구매로 충당한다고 해도 산업계가 주장하는 배출권 수요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그림] 「제1차 탄소중립 기본계획」에 따른 산업 부문 누적 감축량(단위: 백만톤CO2e)
산업계는 이같이 2030 NDC와 동떨어진 배출권 예상 수요를 주장하며 ‘배출량 – 할당량’을 계산식으로 제시했지만, 정작 핵심적인 미래 배출량 전망(BAU)에 대해서는 “업종별 협회에서 기업 대상 조사”를 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명확한 자료 없이 기업들의 설문 응답에만 기대어 과도한 배출량 전망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난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24년 산업 부문 배출량 잠정치(242.7백만톤3)를 보더라도, 탄소중립 기본계획에서의 '24년 배출량 목표(256.1백만톤)을 이미 하회하고 있어 산업계가 제시한 1억톤 추가 수요가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배출권 가격이 내년부터 당장 5만원으로 급등한다는 산업계의 가정 역시 비현실적이다. 배출권 가격은 현재 1만원 수준인데다 배출권거래제에 시장안정화예비분 등 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관리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후부 역시 산업계 주장에 대해 "배출량이 현재보다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해 부족분을 도출한 후 현재 1만원 수준의 배출권 가격을 '26년부터 5만원으로 급등하는 것으로 5조원 비용 부담을 주장"한다며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배출권 구매 비용만 5조원"이라는 산업계의 주장은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반한 선동에 불과한 것이다.
철강협회, 무상할당 받아온 현실은 쏙 뺀 채 과도한 부담 주장
“현재 1톤 조강 생산에 영업이익 3만원 발생하는데 2톤 탄소배출량이 발생해 6만원 상당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감축목표가 높아서 오히려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철강협회의 주장이 나왔다.
철강협회 주장의 가장 큰 문제는 마치 모든 탄소배출에 대해 배출권 비용을 지불하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출권거래제에서 철강업종을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 부문은 배출권을 전량 무상으로 할당 받고 있다. 이들 업체가 실제로 배출권을 ‘구매’하는 경우는 할당 받은 배출권을 초과해서 배출을 할 때뿐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정부가 배출권거래제를 느슨하게 운영해온 탓에 철강업종은 배출권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까지 무상으로 받은 배출권 중 잉여로 남은 배출권을 팔아 약 2,000억원의 수익을 남겨온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무상할당량보다 실제배출량이 적었던 탓이다. 철강협회는 무상할당 대상 업종이라는 현실을 가린 채, 마치 조강 생산량 전체가 곧 배출권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과장과 선동을 반복하고 있다.
2026년부터 시작되는 제4차 계획기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정부가 발표한 제4차 할당계획에 따르면 철강업종이 속한 ‘발전 외 부문’의 배출허용총량은 제3차 계획기간(‘21~’25년, 총 19.14억톤) 대비 제4차 계획기간(‘26~’30년, 총 16.38억톤)의 배출허용총량은 약 12% 감소한다. 철강산업의 글로벌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조강생산량이 일정하다고 전제한 후, 철강산업이 2030년까지 탄소감축에 투자하는 대신 필요한 모든 배출권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대략 배출량의 12%를 구매해야 한다. 88%는 이미 정부가 무상으로 할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강 1톤 생산에 배출되는 탄소가 2톤이라면, 배출권 구매비용은 6만원이 아니라 6만원의 12%에 해당하는 7,200원에 불과하다. 이 또한 배출권 가격이 톤당 3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서 가능한 예측이다. 결론적으로 철강협회가 하는 주장은 8배 부풀려진 숫자이며,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전기차 캐즘이라더니…전기차 수요와 판매 모두 대폭 증가, 지금이 전환을 위한 ‘골든타임’
수송 분야에서 무탄소 친환경 차량 비중확대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현대차가 작년 판매한 차량에서 전기차와 수소차의 판매비중이 5.4%에 불과하다고 제시되었다. 그러나 당장 2025년 실적만 보더라도 빠른 속도의 변화가 확인된다. 2025년 1~3분기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차량의 40%가 친환경차였고, 전기차 보급대수는 작년보다 37%가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인 20.1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의 무공해차(ZEV) 판매 비중도 40% 증가한 7.2%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2배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1) 10만 -> (’22) 16.4만 -> (’23) 16.3만 -> (’24) 14.7만 -> (’25) 20.1만) 지금 시장 상황은 ‘캐즘’이 아니라 뚜렷한 성장세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대차는 이미 자체적으로 2030년까지 33%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 EU에서는 2035년까지 전기차 100%, 글로벌 주요 시장 목표는 2040년까지 100% 전기차 판매가 현대차의 현재 전략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2030년 40%, 2035년 70% 전기차 보급 로드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 규제 목표는 자발적으로 준수하겠다고 전략을 수립하면서 국내 목표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2030년까지 100% 전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볼보나 2030년까지 1,000만대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설정한 BMW 등 이미 명확해진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경쟁 트렌드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부터 2035년까지가 전기차 전환의 ‘골든타임’이며 국내 자동차 기업도 이것을 모르지 않는다. 정부의 강력한 수송부문 감축목표설정은 구매 보조금, 충전 인프라 확대와 같은 정책적 지원과 함께 이행된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산업계와 정부가 전환이라는 방향에 힘을 모아야 한다. <끝>
지난 11일 확정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와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을 두고 산업계 반발이 거세다. 2035 NDC가 실제 감축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설정돼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며, 제4차 계획기간 할당계획으로 인해 2030년까지 막대한 배출권 구매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수송부문 목표가 국내 전기차 시장 여건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임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계 주장들을 따져보니,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초해 사실과 달리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권 구매비용 5조원” 산업계 주장, 비현실적 가정이 만든 과장에 불과
산업계가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 동안 업계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배출권 구매비용이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산업계는 지난 5일, 철강·화학·시멘트·석유화학 등 4개 업종 18개사를 대상으로 추가 배출권 수요를 조사한 결과 내년부터 2030년까지 예상되는 배출권 초과 수요가 약 1억톤에 달하며, 톤당 5만 원의 배출권 가격을 가정할 때 약 5조원의 부담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산업계는 “다수 사업장이 배출권 구매비용 급증에 직면할 것"이라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표] 4차 계획기간 주요 업종의 배출권 예상 추가 수요 조사(산업계)
하지만 산업계가 “천문학적 비용”이라고 주장한 5조원 산출에 사용된 배출권 '예상 추가 수요량'과 ‘가격’ 모두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반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산업계는 제4차 계획기간(‘26~’30년) 동안 배출권 1억톤의 추가 수요가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2030 NDC에 따라 해당 기간 산업 부문에서 줄어야 할 배출량, 즉 누적 감축량은 약 5,100만톤에 불과하다. 산업계가 실제 감축을 전혀 하지 않고 감축 책임을 전량 배출권 구매로 충당한다고 해도 산업계가 주장하는 배출권 수요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그림] 「제1차 탄소중립 기본계획」에 따른 산업 부문 누적 감축량(단위: 백만톤CO2e)
산업계는 이같이 2030 NDC와 동떨어진 배출권 예상 수요를 주장하며 ‘배출량 – 할당량’을 계산식으로 제시했지만, 정작 핵심적인 미래 배출량 전망(BAU)에 대해서는 “업종별 협회에서 기업 대상 조사”를 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명확한 자료 없이 기업들의 설문 응답에만 기대어 과도한 배출량 전망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난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24년 산업 부문 배출량 잠정치(242.7백만톤3)를 보더라도, 탄소중립 기본계획에서의 '24년 배출량 목표(256.1백만톤)을 이미 하회하고 있어 산업계가 제시한 1억톤 추가 수요가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배출권 가격이 내년부터 당장 5만원으로 급등한다는 산업계의 가정 역시 비현실적이다. 배출권 가격은 현재 1만원 수준인데다 배출권거래제에 시장안정화예비분 등 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관리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후부 역시 산업계 주장에 대해 "배출량이 현재보다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해 부족분을 도출한 후 현재 1만원 수준의 배출권 가격을 '26년부터 5만원으로 급등하는 것으로 5조원 비용 부담을 주장"한다며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배출권 구매 비용만 5조원"이라는 산업계의 주장은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반한 선동에 불과한 것이다.
철강협회, 무상할당 받아온 현실은 쏙 뺀 채 과도한 부담 주장
“현재 1톤 조강 생산에 영업이익 3만원 발생하는데 2톤 탄소배출량이 발생해 6만원 상당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감축목표가 높아서 오히려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철강협회의 주장이 나왔다.
철강협회 주장의 가장 큰 문제는 마치 모든 탄소배출에 대해 배출권 비용을 지불하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출권거래제에서 철강업종을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 부문은 배출권을 전량 무상으로 할당 받고 있다. 이들 업체가 실제로 배출권을 ‘구매’하는 경우는 할당 받은 배출권을 초과해서 배출을 할 때뿐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정부가 배출권거래제를 느슨하게 운영해온 탓에 철강업종은 배출권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까지 무상으로 받은 배출권 중 잉여로 남은 배출권을 팔아 약 2,000억원의 수익을 남겨온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무상할당량보다 실제배출량이 적었던 탓이다. 철강협회는 무상할당 대상 업종이라는 현실을 가린 채, 마치 조강 생산량 전체가 곧 배출권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과장과 선동을 반복하고 있다.
2026년부터 시작되는 제4차 계획기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정부가 발표한 제4차 할당계획에 따르면 철강업종이 속한 ‘발전 외 부문’의 배출허용총량은 제3차 계획기간(‘21~’25년, 총 19.14억톤) 대비 제4차 계획기간(‘26~’30년, 총 16.38억톤)의 배출허용총량은 약 12% 감소한다. 철강산업의 글로벌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조강생산량이 일정하다고 전제한 후, 철강산업이 2030년까지 탄소감축에 투자하는 대신 필요한 모든 배출권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대략 배출량의 12%를 구매해야 한다. 88%는 이미 정부가 무상으로 할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강 1톤 생산에 배출되는 탄소가 2톤이라면, 배출권 구매비용은 6만원이 아니라 6만원의 12%에 해당하는 7,200원에 불과하다. 이 또한 배출권 가격이 톤당 3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서 가능한 예측이다. 결론적으로 철강협회가 하는 주장은 8배 부풀려진 숫자이며,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전기차 캐즘이라더니…전기차 수요와 판매 모두 대폭 증가, 지금이 전환을 위한 ‘골든타임’
수송 분야에서 무탄소 친환경 차량 비중확대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현대차가 작년 판매한 차량에서 전기차와 수소차의 판매비중이 5.4%에 불과하다고 제시되었다. 그러나 당장 2025년 실적만 보더라도 빠른 속도의 변화가 확인된다. 2025년 1~3분기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차량의 40%가 친환경차였고, 전기차 보급대수는 작년보다 37%가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인 20.1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의 무공해차(ZEV) 판매 비중도 40% 증가한 7.2%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2배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1) 10만 -> (’22) 16.4만 -> (’23) 16.3만 -> (’24) 14.7만 -> (’25) 20.1만) 지금 시장 상황은 ‘캐즘’이 아니라 뚜렷한 성장세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대차는 이미 자체적으로 2030년까지 33%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 EU에서는 2035년까지 전기차 100%, 글로벌 주요 시장 목표는 2040년까지 100% 전기차 판매가 현대차의 현재 전략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2030년 40%, 2035년 70% 전기차 보급 로드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 규제 목표는 자발적으로 준수하겠다고 전략을 수립하면서 국내 목표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2030년까지 100% 전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볼보나 2030년까지 1,000만대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설정한 BMW 등 이미 명확해진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경쟁 트렌드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부터 2035년까지가 전기차 전환의 ‘골든타임’이며 국내 자동차 기업도 이것을 모르지 않는다. 정부의 강력한 수송부문 감축목표설정은 구매 보조금, 충전 인프라 확대와 같은 정책적 지원과 함께 이행된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산업계와 정부가 전환이라는 방향에 힘을 모아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