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삼성전자, SK, 한전 등 한국 기업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 들여다보니 온실가스 감축효과 18.3배 부풀려져

삼성전자, SK, 한전 등 한국 기업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 들여다보니 온실가스 감축효과 18.3배 부풀려져

  • 플랜1.5, 미국 버클리대 연구팀 및 유럽 씽크탱크 카본마켓워치와 공동 분석
  • ‘25년까지 한국 기업이 투자한 21개 사업(PoA) 및 310개 활동(CPA) 전수 조사
  • 분석 결과, 사업별로 부풀려진 정도는 최소 5.6배에서 최대 68.9배로 나타나
  • 인증된 감축량 9,740,302톤 중 531,979톤을 제외한 나머지는 감축효과 “0”
  • 플랜1.5, “불량 배출권 수입으로 1,780억원이 그린워싱에 사용된 셈, 규제 강화해야”


플랜1.5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UC Berkeley) 연구팀 및 유럽 싱크탱크 카본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와 공동으로 한국 기업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들을 전수 조사 및 분석한 결과, 실제 감축 효과가 18.3배 부풀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쿡스토브 사업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재래식 저효율 조리기기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는 온실가스 감축사업 유형이다. 해당 사업은 바이오매스 연료 사용뿐만 아니라 매연 발생을 감소시켜 ‘지속가능발전’에 기여 가능한 기술로 분류되어 많은 기업들의 ESG 투자 성공 사례로 홍보되어 왔다. (참고 1)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케냐 빈민촌 가구에 저탄소 쿡스토브 2만대를 보급했는데, “숯 대비 열효율을 6배 높여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라며, “다양한 빈곤국 지원사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ESG 성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센터는 SK그룹 및 한국전력공사, 삼표시멘트, 남동발전 등 국내 대기업과 함께 미얀마의 쿡스토브 보급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는데, “고효율 쿡스토브는 열효율을 높여 나무땔감 사용량을 줄여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해 왔다.


쿡스토브 사업 투자를 통해 발생한 감축 실적은 국내에 수입되어 기업들의 배출권거래제 규제 이행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현재 환경부 상쇄등록부시스템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해외에서 진행된 감축사업 546건 중에서 쿡스토브 사업은 516건으로 전체의 95%에 달했으며, 등록된 감축량 기준으로는 전체 1천 2백 3십만톤 중에서 9천 8백만톤으로 약 80%에 달했다. (참고 2)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쿡스토브 사업에 적극 투자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축 사업에 활용되는 쿡스토브는 1대 당 최저 가격이 2달러에서 형성되며, 연간 2톤에서 최대 4톤의 감축실적 발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 쿡스토브 감축실적 1톤 발행을 위한 원가와 제3차 계획기간(2021-2025)의 평균 배출권 가격 약 2만원을 비교할 때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쿡스토브 사업의 실제 감축효과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환경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2024년 1월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쿡스토브 사업에서 발생한 감축실적의 실제 감축효과가 평균 10배 이상 부풀려진 사실이 드러났다. 쿡스토브 감축실적의 전체 규모가 향후 파리협정에서 개별 국가들의 감축목표 달성에 사용될 수 있는 글로벌 전체 감축량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 감축실적에 대한 신뢰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과인 셈이다. 더구나 올해 3월에는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출범한 비영리 기구인 ICVCM(Integrity Council for the Voluntary Carbon Market)에서 “2건의 쿡스토브 감축실적 산정 방법론이 연료 소비량과 기기 사용 측정 방식의 엄격성이 부족하다”며 승인을 거절한 바 있다.


플랜1.5는 해당 논문의 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의 바바라 하야(Barbara Haya) 연구팀과 유럽 탄소시장 싱크탱크인 카본마켓워치와 공동으로 네이처 논문의 방법론을 한국 기업들이 투자했던 사업들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감축실적이 부풀려질 수 있는지 전수 조사 및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번 분석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해서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초 데이터가 활용되었다.


한국 기업이 투자한 21개 사업(PoA, Programme of Activities)에 포함된 310개 프로젝트 활동(CPA, Component of Project Activity)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SK그룹, 동서발전 등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들에서 발생한 감축실적의 감축효과가 실제보다 18.3배 부풀려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쿡스토브 감축 실적의 전체 발행량은 9,740,302톤으로, 이번 분석에 따르면 실제 감축량은 531,979톤에 불과해 나머지 9,208,323톤은 실제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에 해당하는 셈이다 국내에 수입된 쿡스토브 감축실적의 양이 약 9,800만톤임을 감안할 때 실제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의 규모는 약 9,300만톤 수준으로, 배출권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의 평균 배출권 가격 19,131원/톤을 고려하면 약 1,78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참고 3)


삼성전자가 투자한 케냐의 쿡스토브 사업의 경우에는 9.6배 부풀려졌으며, 기후변화센터 주도로 SK그룹 산하 12개 기업과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동발전, 삼표시멘트가 공동 투자한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은 약 14.4배, 한국동서발전이 투자한 가나 쿡스토브 사업은 16.1배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쿡스토브 사업개발 전문업체인 에코아이, 씨이알피디 등이 수입한 감축실적도 배출권거래제 할당 대상 기업들에 판매된 점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배출권거래제 규제 이행을 위해 환경부에 보고한 감축실적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에 해당하는 것이다.


플랜1.5는 쿡스토브 사업의 감축실적이 부풀려지는 주요 요인을 6가지로 설명했다. ▲인위적인 벌채로 인한 바이오매스 사용 비중을 부풀려서 보고하는 점, ▲새로운 고효율 기기를 보급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저효율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점, ▲고효율 기기를 실제로 사용하는지 여부가 과다 추정되는 점, ▲새로운 기기 사용률을 과다 보고하는 점, ▲1인당 음식 소비량을 과대 보고하는 점, ▲사업 시행 이후 오히려 조리시간이 늘어나는 점 등이었다. (참고 4)


가장 큰 문제는 환경부가 쿡스토브 사업에서 발생하는 감축실적을 구매해서 2030 NDC 목표에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감축심의회 자료에 따르면, 해외 감축 부문의 3,750만톤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는 쿡스토브 사업의 감축실적을 활용할 계획인데, 해당 규모는 총 16개의 사업에서 1,340만톤에 달하는 수준이다.


더구나,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2026-2030)에서 환경부는 산업계의 요구에 따라 해외 배출권 사용 한도를 현행 5%에서 1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렇게 되면 실제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이 국내 시장에 무방비로 유통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기업들의 ‘그린워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플랜1.5 한수연 정책활동가는 “이번 분석에서 나타났듯이 쿡스토브 감축실적은 신뢰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국내 수입을 전면 재검토하고, 기존에 환경부가 인증한 감축실적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2030 NDC에서도 감축실적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쿡스토브 사업은 배제하고, 확실한 감축을 보장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본마켓워치의 정책 전문가인 벤야 펙스(Benja Faecks)는 "EU 배출권거래제는 과거 해외 감축 실적 사용을 허용했지만, 신뢰성 등 문제로 2021년 이후 더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EU가 저질렀던 실수를 답습해 불량 배출권을 계속 수입한다면,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끝>


첨부 1: [보고서] 그린워싱 제조법, 해외 크레딧은 어떻게 배출권거래제를 약화시키는가

첨부 2: [논문]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 게재 논문



[참고 1] 쿡스토브 기기 교체 전후


[참고 2] 해외 배출권(감축실적) 관련 환경부 인증 현황 (환경부 상쇄등록부시스템)


등록 사업 수
(CPA 기준)

인증된 감축실적량(백만톤)

비중

쿡스토브

516

9.8

79.7%

파이파라인 누출 방지

8

1.3

10.6%

재생에너지

16

1.0

8.4%

바이오에너지

6

0.2

1.3%

합계

546

12.3

100%


[참고 3] 한국 기업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별 분석 결과

업체명

사업명

인증 감축량

과다계상

실제
감축량

삼성전자,

에코아이

가정 조리용 비재생연료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정책 감축사업

335,266

9.6

34,757

에코아이

과테말라 오닐 스토브 보급 사업

253,768

67.9

3,738

에코아이,

코코네트워크

KOKO 케냐 에탄올 쿡스토브 프로그램

145,476

5.6

25,895

코리아카본매니지먼트

피지의 개선된 쿡스토브 사업

81,289

54.1

1,502

㈜인터네셔널

카본포트폴리오

미얀마 트완테, 양곤 지역의 

에너지 효율을 높인 쿡스토브 설치

28,697

51.7

555

코리아카본매니지먼트

마다가스카르의 개선된 쿡스토브 프로젝트 by KCM

421,788

47.3

8,914

에코아이

가정용 스토브 보급

45,067

36.1

1,248

코리아카본매니지먼트

베트남 개선된 쿡스토브 사업

408,109

29.9

13,626

에코아이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 CPA MM 02

746,736

28.3

25,470

코리아카본매니지먼트

Top Third Ventures사의 스토브 프로그램

283,659

25.2

11,241

㈜인터네셔널

카본포트폴리오

BioLite의 발전된 쿡스토브 프로그램

101,116

22.1

4,582

에코아이

대한민국이 지원하는 부룬디 고효율 쿡스토브 프로그램

265,486

22.0

12,084

에코아이

대한민국이 지원한 우간다

 UpEnergy 고효율 쿡스토브 사업

295,982

18.4

16,082

에코아이,

한국임팩카본

대한민국이 지원하는 방글라데시 

고효율 쿡스토브 프로그램

2,460,446

20.2

121,987

에코아이,

한국임팩카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고효율 쿡스토브 보급 사업

1,325,016

17.8

74,509

㈜코리아카본오프셋츠,

코리아카본매니지먼트

잠비아의 연료사용이 효율적인 스토브

73,463

14.1

5,208

씨이알피디

아프리카 고효율 쿡스토브 보급 PoA 사업

180,099

16.3

11,024

한국동서발전,

씨이알피디

한국동서발전을 통한 가나 고효율 쿡스토브 사업

8,433

16.1

523

인바이로핏인터네셔널,

씨이알피디㈜

아프리카 고효율 쿡스토브 보급 PoA 사업

166,265

14.6

11,385

재단법인기후변화센터
(SK그룹 등 투자)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미얀마) 내

고효율 쿡스토브 보급 사업

2,041,596

14.4

142,144

에코아이

대한민국이 지원하는 가나 맨 앤 맨 

고효율 쿡스토브 프로그램

72,545

13.2

5,505


[참고 3] 쿡스토브 사업의 과다계상(Over-creditting)의 주요 원인 분석

인자

과다계상

설명

비재생

바이오매스

비율(fNRB)

2.4

  • 고효율 쿡스토브를 사용하면 바이오매스 사용이 절감되는데, 잔가지, 농업 폐기물 등 자연적인 것은 ‘재생바이오매스’, 인위적으로 벌채한 것은 ‘비재생바이오매스’로 분류
  • fNRB는 쿡스토브 사업으로 절감된 바이오매스 중 비재생의 비중으로, 크레딧은 비재생 바이오매스에 한해 인정되며 fNRB 값이 높을수록 사업자에게 유리함
  • CDM에서는 fNRB가 부풀려져 있으며, 동 연구에서는 스톡홀름환경연구소가 최신 개발한 ‘Modeling fuelwood savings scenarios’ 값을 적용함

병용률
(Stacking)

2.4

  • 새로운 쿡스토브 뿐만 아니라 기존 기기도 동시에 사용하는 비율을 뜻하는데, 해당 사업의 평균적인 병용률은 4.03%로 보고되었음
  • Nature 방법론에서는 기존 쿡스토브 사용 빈도를 축소 보고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헌조사를 통해 평균적인 병용률을 68%로 제시함

채택률

(Adoption)

1.6

  • 채택률은 보급된 쿡스토브를 설치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분석 대상 프로젝트의 평균적인 채택률은 98.71%로 나타남
  • Nature 방법론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되는 채택률 조사가 부정확하기 때문에 실증 연구를 통해 평균적인 채택률을 58%(40~92%)로 대체함

사용률

(Usage)

1.8

  • 사용률은 채택된 쿡스토브를 실제 사용하는 비중을 의미하며, 대부분 사업들은 관련 설문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됨 (예: 한 번이라도 사용하면 사용률 100% 가정)
  • 분석 대상 사업들의 사용률은 평균 86.95%였는데, Nature 방법론에서는 실증 연구를 통해 평균적인 사용률을 52%을 사용함

연료소비량
(Fuel Consumption)

1.8

  • 사업 시행 전후 연료 소비량 차이에 따라 감축량이 산정되는데, 시행 이전 사용량이 부풀려지고, 시행 이후 소비량은 축소 보고되는 경우가 발생함
  • 본 연구에서는 1인당 1일 에너지 소비량 기준(2~4MJ)을 적용하여 쿡스토브 사업자가 보고한 연료 소비량을 재평가함

리바운드

(Rebound effect)

1.3

  • 고효율 쿡스토브 사용 후 결과적으로 조리 빈도가 높아져 전반적인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나는 경우를 의미함
  • 분석 대상 사업들은 현장조사(Kitchen Performance Test)를 실시하지 않아 Nature 방법론에 따라 감축량을 22% 할인함

목탄-땔나무 환산계수

(Charcoal-firewood conversion)

-

  • 목탄 1kg를 바이오매스 양으로 환산하는 계수로, 이 값이 6이라면 바이오매스 6kg을 태워 목탄 1kg을 만든다는 의미임
  • 환산계수가 클수록 과다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번 분석에서는 과다계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함

배출계수

(EF)

0.6

  • CDM 쿡스토브 방법론은 바이오매스 배출계수가 아닌, 화석연료 기반 배출계수를 적용해 감축 크레딧을 계산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최신 배출계수를 적용하고, 지구온난화지수를 IPCC 2006 기준값을 적용함